위처 3(Witcher 3)를 클리어 한 후에...
너무 유명하지만 서양 RPG를 크게 즐기지 않는 관계로 사놓고 모셔만 두던 위처 3 GOTY 에디션을 플레이하였습니다. 참고로 GOTY 에디션은 원작에 2개의 확장팩인 하츠 오브 스톤(Hearts Of Stone)과 블러드 앤 와인(Blood and Wine)이 포함되어 있는 버전입니다. 덕분에 확장팩까지 하려면 플레이 시간이 일반 RPG에 비하여 굉장히 긴 편입니다.
클리어한 후의 느낌은 이 재미있는걸 왜 이제 했을까 였습니다. 플레이하니 왜 이 게임이 그토록 높은 평점을 받고 온갖 게임상을 다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RPG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판타지 소설, 드라마 혹은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로 강력히 추쳔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 게임은 전반적으로 오픈월드 RPG라고는 하나 자유롭게 탐험하기 보다는 메인 스토리를 플레이 하는 과정에서 서브 퀘스트나 의뢰 퀘스트 등을 선택적으로 하면서 진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나온지 좀 된 게임이나 닥사나 노가다 같은 걸로는 레벨을 올릴 수 없고 철저하게 퀘스트를 진행하여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게임 자체가 필수 퀘스트와 선택적인 퀘스트 위주로 되어 있는 어떻게 보면 정통 서양 RPG의 형식을 따르되 RPG 노가다는 없앤 형식이었습니다. 이런 게임을 하다보면 여전히 반복과 레벨 노가다가 존재하는 국내 MMORPG는 좀 낡은 방식의 게임 형식을 개선하지 못하고 유지하고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퀘스트 위주로 진행하는 게임이지만 단순 몹 N개 잡기 이런 우리에게는 흔한 국산 MMORPG식 퀘스트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작은 의뢰 퀘스트에서 조차 스토리에 굉장히 신경쓴게 보이는 게임이었습니다. 젤다 야숨처럼 게임의 세계를 탐험한다기 보다는 퀘스트를 통하여 위처 세계의 스토리에 참여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너무 신경을 쓴 스토리에 마치 각 퀘스트마다 한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 하였습니다. 특히 메인 스토리는 전개가 너무 재미있어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습니다. 흥미로운 스토리로 유명한 RPG를 꽤 즐겼지만 이 게임처럼 스토리가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더욱이 확장팩들의 메인 스토리들도 너무 재미있어서 정말로 시간 가는지 몰랐던거 같습니다. 여기에 한가지 게임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서브 스토리 중에서 스케일 있고 굉장히 재미있는게 많았다는 것입니다. 마치 하나의 게임을 하지만 스토리로만 따지면 마치 여러개의 RPG게임을 즐기는 느낌이었습니다.
유명한 원작 소설 기반이라 그런지 스토리가 굉장히 몰입감 있고 각색되어 나오는 대사들도 모두 문학적으로 수준 높은 문장이 많았습니다. 게임의 기본 골격을 만드는 높은 수준으로 번역된 스토리와 대사가 정말로 다른 RPG게임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수준 차이나는 것이었습니다. 워낙 스토리가 훌륭하니 때때로 게임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긴 시리즈의 판타지 미국 드라마를 본다는 느낌이 강할 정도 였습니다.
탄탄한 스토리를 표현하는 시네마틱 신의 연출은 게임인지 판타지 미드인지를 헷갈리게 만들정도 였습니다. 워낙 대사가 많은 게임이라 게임 플레이 시간의 반은 시네마틱 신을 본거만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많았습니다. 그리고 게임에서의 판타지 세계를 잘 표현한 스토리 연출은 정말로 판타지 세상을 여행한다는 느낌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시네마 신이나 게임 속의 판타지 연출을 보고 있으면 가끔 디즈니 영화가 떠오를 정도 였습니다.
이 게임은 정말로 스토리 전개의 끝판왕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우선 퀘스트가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였습니다. 또한 대화 선택으로 스토리가 다양하게 다르게 전개된다는 것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스토리가 여러 갈래로 전개되는 관계로 엔딩 뿐만 아니라 전체 위처 세계의 변화도 다르게 전개된다는 것이 인상깊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부분은 엔딩을 포함한 다양한 변화를 볼 수 있어 다회차 플레이를 가능게 하는 요소인 듯 보였습니다. 원작을 클리어하고 확장팩을 하기 전에 이런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게 너무도 아쉬웠습니다.
위처는 진정한 성인용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선과 악이 모호한 일부 스토리 전개, 정치적인 부분, 성적인 표현, 액션에서 다양한 베기의 연출 등 청소년이면 금지되거나 이해하기 힘든 요소들이지만 성인에게는 재미를 줄 요소들을 즐기게 해줍니다.
위처는 액션 RPG인 관계로 액션에 대해서도 굉장히 신경을 쓴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위처의 액션은 강약 공격, 회피 그리고 5가지 마법의 조합 공격이라는 독특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보스급 몬스터들은 비슷한 레벨로 클리어 하려면 다들 비슷하지만 조금씩은 틀린 약간의 공략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확장팩에서는 더욱 개성있어진 보스급 몬스터들을 공략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위처식 액션으로 플레이를 하면서 적을 공략하지만 약간의 시간 외에 장비 같은 것에 큰 시간에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은 이 게임이 얼마나 게임 본연의 재미인 스토리나 액션에 신경을 썼는지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 MMORPG도 좀 이렇게 게임 본연의 컨텐츠에 집중하게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는 순간이었습니다. PayToWin이나 강화와 같은 비게임적인 요소에 많이 시간을 소모해야 하는 국산 MMORPG도 언제가는 이렇게 게임 본연의 재미에 집중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게 됩니다.
위처에는 추가적으로 퀜트라는 카드 게임이 또한 들어 있습니다. 솔직히 이 카드 게임만 따로 빼도 게임 하나는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처음에는 RPG에 왠? 카드 게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퀜트에 빠져들면 요 카드게임은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뭐랄까 위처는 하나의 게임을 사지만 이 카드 게임때문에 마치 2개의 게임이 있는거 같은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가끔 이해할 수 없는 네비게이션이나 PS4로 플레이하였는데 나온지 오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때때로 나오는 크래시 등으로 인한 버그는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워낙 시스템이 복잡하게 느껴졌기에 또한 게임이 너무 몰입감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플레이했지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