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야기

폭격방어자 포스트모템 #1: 1인 개발

하늘흐늘 2022. 2. 1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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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폭격방어자 (영문판: Bombing Defender, 일어판: 爆撃の防御者) 란 게임을 개발하였습니다. 게임은 터치로 하는 모바일 슈팅 게임입니다.

게임 프로그래밍을 익힐겸 유니티 관련 강좌를 보고 슈팅 관련 습작을 만들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거의 1년간 만든 게임입니다. 기획, 그래픽, 음악, 프로그래밍을 모두 담당한 1인 개발로 만들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몇 가지 프리 이미지와 효과음을 제외하고는 외주나 에셋 구매 없이 순수 1인 개발에 가깝게 개발하였다는 것입니다.

말로만 듣던 1인 개발을 실제로 해보니 몇 가지 긍정적인 점이 느껴졌습니다.

우선 게임 개발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회사에서 팀으로 개발할 때는 전문 분야 위주로 개발하다보니 관련 분야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지만 그 외에는 자세히 알기가 힘들었습니다. 1인 개발은 혼자서 전부분을 개발하다 보니 각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또한 각 부분이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대한 이해도 좀 더 좋아졌습니다.

다음으로 게임을 개발한다는 즐거움이 있어 좋았습니다. 회사에서 전문 분야로 개발할 때는 게임을 개발하는 즐거움 보다는 기획된 것을 자신의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즐거움이 강했던거 같습니다. 게임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며 한 부분으로 구현하고 만든 게임을 실행해 봄으로서 한 분야를 개발하는 즐거움 못지 않게 완성되어 가는 게임을 보면서 게임을 만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게 좋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일정이나 구현 품질에 대한 스트레스 보다는 창작에 대한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회사에서의 개발할 때는 일정 내에 구현한다 든지 팀이 원하는 품질이 되었는지에 대한 평가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팀이 원하는 품질은 개인이 만족하는 내용과는 틀릴 수 있어 회사 다닐 때는 이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또한 일정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은 때때로 야근과 주말 출근까지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1인 개발을 하다보니 일정이나 팀이 원하는 품질 보다는 정말 순수하게 게임이나 현재 작업을 위해서 필요로 하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스트레스라면 전 부분을 하다보니 모르는 부분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스트레스와 제 전문 분야가 아닌 곳에서 창작하는 것에 대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협업을 위한 회의나 커뮤니케이션 시간이 없는 만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협업은 중요한 것이지만 협업을 위한 시간이 많이 들면 그 만큼 개발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런 시간을 아낄 수 있었던 것이 생산성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거 같습니다. 

반대로 1인 개발의 아쉬운 점도 느껴졌습니다.

취약한 부분에서의 품질이 아쉽습니다. 1인 개발은 전문적인 멤버들이 각 부분을 개발하는 팀 개발보다 품질이 좋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저 비슷해 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일부분의 품질이 더 좋을 수는 있더라도 말입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프로그래머 출신이라 그래픽 부분의 품질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발 기간 동안의 결과물의 양은 한계가 있습니다. 1인 개발은 혼자서 이 분야 저 분야 다 만들다 보니 공통된 협업 관련 시간이 있다고 하여도 여러 명이 만드는 팀 개발의 결과물의 양만큼 만들기는 힘듭니다. 여러 사람이 개발한다면 더 큰 볼륨으로 1년간 개발되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1인 개발은 일정 부분 자신과의 타협인 부분이 많습니다. 일정도, 품질도, 게임의 규모도 결과적으로 자신과의 타협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범위를 만들어놓고 꾸준히 개발하여 결과물을 만들려고 하였습니다. 덕분에 게임의 양은 좀 짧게 나왔습니다. 그 이상으로 가기에는 게임 개발에 조금 지치기도 했고 그래픽 적으로 새로운 것을 그리는 것이나 추가적으로 기획하는 것에 조금은 벽에 부딪혀 있었던 관계로 좀 더 길게 가져가는 그만 두었습니다. 근데 최종 마스터링을 만들고 나니까 그제서야 새로운 것이 이것저것 떠오는 것을 보니 역시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데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협업이나 같이 개발하는 즐거움도 좋지만 때때로 외롭기도 하지만 때로는 혼자 전체를 개발하는 것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인 듯 합니다. 이 후에는 1인 개발시 해보았던 역활을 바탕으로 이런 저런 부분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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